아래는 교수님 수상 소감 전문입니다.

  우리의 뇌를 컴퓨터에 다운로드 할 수 있을까요? 최근의 급격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발전을 보면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뇌를 다운로드 한다는 것은 우리의 지식, 기억 등을 다운로드 한다는 것인데, 근본적으로 축축한 뇌가 가지고 있는 이런 것들을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일까요? 한편 만일 기억이 다운로드 된다면, 원래의 나 (또는 자아)와 다운로드된 나 (또는 자아)가 어느 시점부터는 별개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참다운 “나”인가요? 

  최근에 급격히 발전하는 AI가 다운로드된 나의 자아와 결합하여 확장된 나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이 확장된 나의 자아가 물리적인 나의 뇌로 다시 업로드 된다면, 나의 원래의 자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한편 과연 기계 지능인 AI는 인간의 지능과 효과적으로 결합될 수 있을 까요?  

  이와 같은 변화에서 반도체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현재와 같이계산량을 무한정 늘려가는 방식은 궁극적인 해답이 될 수 없음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 대응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성능을 가지는 반도체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다면 대한민국최고과학자의 명칭에 부끄럽지 않겠지만 불행히도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부족한 저를 영광스러운 수상자로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사실 반도체 분야는 이미 과성숙한 분야라 학계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기술발전에 기여하기 매우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선정된 데에는 반도체 분야의 국가적 중요성을 인정하신 것으로 생각하여 저 개인보다는 반도체 분야에 수여하는 상이라고 생각 합니다. 

  제가 지난 30년 가까이 이 분야를 연구한 이면에는 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나 흥미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어떤 의무감, 사명감 같은 것이 제 연구의 방향을 정하는데 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기에는 연구자로서 스승으로서 헌신과 봉사를 가르쳐 주신 제 지도교수님의 영향이 매우 크게 작용했습니다. 또한 많은 우수한 제자들의 영감 번뜩이는 연구 결과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잘 한일은 그들의 연구를 방해하지 않은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같은 분야를 전공하는 가족의 격려와 헌신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보다 훨씬 공부를 잘했지만 저를 위해 career를 희생한 아내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전합니다. 이제 막 전자 공학 박사 학위를 받는 아들이 저희 내외에게 준 큰 기쁨과 행복을 생각하면 아들에게도 큰 감사를 전합니다. 제가 전공지식을 많이 배우기도 했습니다. 이제 대학문을 나설 때라 많은 고민과 방황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현명하게 잘 헤쳐 나가리라고 믿습니다.

  항상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념을 가지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그 신념을 지켜 나가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스스로를 믿고 정진하는 것만이 자신과 우리 과학 기술계,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계시는 그리고 전세계에 흩어져 계신 많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인들이 신념을 가지고 정진하시기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